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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옥 콘서트 : 김민기 동요상자 '내가 아주 어릴 때였나...'> 감상 후기
    카테고리 없음 2022. 12. 19. 17:26

    이제 겨울의 한복판에 들어서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던 금요일 저녁 대학로의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김민기 동요상자 '내가 아주 어릴 때였나...'> 를 주제로 삼아 열린 <조경옥 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초대권을 제공받아 참석한 콘서트였는데 주말인 금요일 저녁, 어느덧 연말의 분위기로 가득찬 대학로의 거리를 걸어 공연장인 학전으로 향했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를 대비하여 단단히 차려입고 나섰지만 공연장으로 올라가는 길 위에서 한겨울의 대학로 풍경을 느낄 수 있어서 추위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군대 제대 후 복학생 시절에 초연되었던 <지하철 1호선> 공연을 본 이후 어느덧 30여 년이 지나서 학전블루 소극장에 다시 들어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대학로에 들를 때마다 학전 앞을 지나가면서도 늘 그리웠던 장소였는데 막상 콘서트를 볼 수 있게 된다니 너무나 감개무량했습니다.

    콘서트 시작 20분전 쯤에 도착한 후 극장으로 들어가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아련한 기억 속의 포스터들이 다시 들르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느냐고 저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습니다.

    아들도 얼마전에 다시 공연된 <지하철 1호선>을 감상했는데 부모와 자식 간에 공유할 수 있는 기억을 만들어주는, 세대를 가로지르는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소중한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자리하고 있는 매표소에서 예약된 티켓을 받아서 극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깊어가는 한겨울 밤을 기념하며 콘서트 포스터도 한 컷 찍어보았습니다.

    조경옥 님 이외에도 해설자인 김창남 교수님 등 다양한 출연진들로 구성되어 있더군요.

    조금 이른 시간에 입장한 터라 빈자리가 많이 있었지만 공연시간이 임박하자 객석은 이내 관객들로 채워졌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오랜만에 앉아보는 학전의 관객석에 젊었을 때 왔던 생각이 들어 잠시 감상에 젖었습니다. 객석 배치도 좀 바뀐 것 같기도 하고 무대 크기도 달라진 것 같았지만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더군요. 예상은 했지만 얼핏 보아도 관객들의 연령층이 50~60대가 대부분이었는데 동행한 아내가 속삭인 '(우리를 포함해서) 이들에게도 빛나는 청춘이 있었다는게 믿겨지지가 않는다"라는 말에서 세월의 덧없음이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이내 콘서트의 주인공인 조경옥 님과 연주자들, 그리고 해설자가 입장하였고 너무나 익숙하지만 너무나 오랜만인 노래들이 시작되었습니다. 기념삼아 팜플렛에 적힌 아름다운 노랫말들을 사진으로 여기에 남김니다.

    노래에 담긴 사연을 담담히 설명해주신 김창남 교수님의 해설과 조경옥 님의 노래가 이어지면서 정말 예전의 시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젊은 시절 음반으로 접했던 음색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백발의 해설자와 더불어 가수와 함께 나이들어 버린 관객들은 그 모든 변화를 기꺼이 품고 받아들여 오히려 무대가 더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공연 중간에 인디밴드가 편곡한 로큰롤 라디오의 공연이 무대에 활기를 더해주었습니다. 100여 분 동안 김민기의 노래로만 이루어진 공연이 마무리되면서 김민기 아침이슬 5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그램의 대단원이 막이 내려지게 되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며~

    공연 이후에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이 있었는데요. 해설자와 가수 간에 오가는 대화가 아무리 오래된 인연이라도 너무나 자연스럽다고 느꼈는데 알고보니 (한번 찾아보세요 ^^). 또 중간에 연주한 인디밴드에 대한 애정도 범상치 않게 느껴졌는데 알고보니 (한번 찾아보세요 ^^).

    소극장을 나와보니 오느덧 공연 전에 비해 한결 추워진 밤 공기에도 불구하고 대학로를 찾은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귀가하는 길에는 다가온 연말을 생각하면서, 또 옛날을 추억하였습니다. 좋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학전에 자주 발걸음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해주는 특별한 콘서트였습니다.

    [이 글은 초대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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